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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서경배 사장세계 10대 화장품 회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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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7.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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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까지 세계 10대 화장품 회사로 성장시키겠습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이 회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임원전략회의를 중국 상하이에서 여는 등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아모레퍼시픽 관계사를 포함한 전 임원 57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서사장은 ‘아시안 뷰티 크리에터’(Asian beauty creator)라는 회사의 소명을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2조4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국내 1위사로 시장점유율이 36%에 달한다. 중국 등 해외 사업은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설화수’ 매장을 홍콩에 4개 운영 중이며 ‘라네즈’ 매장은 중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9개국 200여곳에 달한다.

서경배 사장은 태평양의 창업주 고 서성환 회장의 2남4녀 중 차남이다. 고 서성환 회장은 개성상인 특유 기질을 두 아들에게 물려줬다.

 지난 82년 장남 영배씨를,87년 차남 경배씨를 입사시키면서 2세들에게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영배씨는 태평양화학에 입사해 도쿄 및 뉴욕 지사를 거쳐 태평양증권 부사장, 태평양종합산업의 회장을 지냈다. 지금은 태평양개발 회장으로 기업의 일가를 이루고 있다. 영배씨는 태평양개발을 연매출 1000억원대의 중견 건설업체로 키웠다.

차남인 경배씨는 재경본부를 시작으로 그룹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과감한 구조조정을 지휘했다. 태평양증권·태평양패션·프로야구단 돌핀스·여자농구단 등 계열사를 정리했다.97년 3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태평양에 2세 경영의 배를 띄웠다. 

 아모레퍼시픽은 1990년대 초 당시 서경배 기획조정실장의 진두지휘 아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의 핵심 역량을 ‘뷰티’와 ‘헬스’ 분야에 집중시켰다. 그 덕분에 외환위기에도 큰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조직의 군살을 뺀 후에는 공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서 사장은 유학파 출신답게 해외 시장 진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라네즈’(중국 및 동남아시아) ‘롤리타 렘피카’(프랑스 및 유럽) ‘AMOREPACIFIC’(미국과 일본) 등 지역적 특성에 따른 브랜드 차별화 전략을 도입해 해당 브랜드의 현지 적응력을 높이는 데 공을 들였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이 해외 각지에 설립한 법인은 15개. 해외 시장을 통한 매출액은 2006년 1651억원이었다. 아직은 국내 매출(1조2800억원)의 12%대로 비중이 크지 않지만 매년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 내부적으로는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고객 중심 기업으로 시스템을 전환하기 위해 영업, 생산, 물류 등 전 부분에 걸쳐 ‘6시그마’ 활동을 진행했다. 300여명에 달하는 연구인력을 확보한 기술연구원 운영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아모레퍼시픽의 매출 신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설화수와 아이오페, 헤라 등 대부분의 기능성 화장품은 모두 기술연구원의 연구 개발로 탄생한 것이다.

서경배 사장을 가까이에서 접해본 이들은 하나같이 서 사장을 ‘조용하고 숫기 없는 사람’ ‘부드러운 인상과 겸손함’ ‘나긋나긋한 말투’ 등으로 설명한다. 강렬한 카리스마 등으로 무장한 여느 CEO와는 사뭇 다른 이미지다. 실제로 그는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기를 꺼린다. 사장에 취임한 지 10년이 흘렀지만 언론 매체와 일대일 공식 인터뷰를 한 것은 한 손에 꼽을 정도다. ‘기업가는 실적으로 말해야 한다’는 평소 지론 때문이기도 하지만 남 앞에서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과시하는 데 서툰 성격 때문이기도 하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그러나 기업 경영 측면으로 넘어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는 월례 조회나 사내 봉사 활동 등을 통해 최대한 자주 직원들과 만남의 기회를 갖는다. ‘사장’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직원들 사이에서 ‘서경배님’으로 불린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직원들뿐 아니라 소비자 앞에 나설 때 그는 더없이 적극적이다. ‘아름다운 가게’ 자원봉사 행사장에서, 유방암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년 열리는 ‘핑크리본 마라톤 대회’에서, 3년째 계속하고 있는 북한어린이돕기 성금 전달 현장에서 그는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낸다. 스스로의 판단 기준에 따라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는 것이다.

사장 취임 후 그가 주력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사업부문을 살펴보면 ‘인간 서경배’의 면면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먼저 미(美), 곧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과 의욕 부분이다. 그는 해외 출장을 갈 때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쪼개 현지 미술관을 꼭 찾는다. 주요 작품을 둘러보고 도록을 구입해 읽은 후, 전 직원이 열람할 수 있도록 사내 도서관에 기증한다. 덕분에 아모레퍼시픽 도서관에는 유난히 그림이나 예술 관련 서적, 해외 고급 도록이 많다.


‘나눔경영’에 대한 열정도 주목할 만하다. 서경배 사장은 지난 2003년 부친 고 서성환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5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다. ‘아름다운 세상 기금’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돈은 싱글맘(아이를 데리고 홀로 사는 어머니) 가정이 자립할 수 있도록 창업기금을 지원하는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현재까지 이 기금의 도움을 받아 문을 연 ‘희망가게’는 모두 17개. 이와 별도로 서경배 사장은 지난 4월 사내 ‘매칭기프트(사원이 기부 행위를 할 때 회사도 일정률-주로 1대1-에 해당하는 기부금을 덧붙여 상대에게 증여하는 제도)’ 제도를 활용해 총 3억원을 이 재단에 기부했다. 2003년 당시 서경배 사장으로부터 아름다운 세상 기금을 전해 받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기부 건으로 서경배 사장을 처음 봤을 때 ‘참 진지하고 바른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주변 분들을 통해 들은 말도
내 인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여성에 대한 배려 역시 서경배 사장의 경영 스타일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모태는 창업주 고 서성환 회장의 모친 윤독정 여사가 개성에서 문을 연 잡화상 ‘창성상젼이다. 당시 생산 제품은 동백기름. 서 회장은 경영 활동 내내 창업의 기틀을 마련해준 모친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여성의 경제 참여를 독려하고 여사원을 다각도로 배려하는 사내 분위기 역시 이때부터 조성됐다. 태평양은 1963년부터 ‘미용사원’이라는 이름의 여직원을 선발해 여성의 사회 참여 기회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기혼 여성이 자녀를 맡기고 편안히 일할 수 있도록 사옥 내 어린이집을 개원했고 간호사가 상주하는 여성 휴게실과 모유 수유실도 만들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 받아 아모레퍼시픽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출산-가족친화 모범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경배 사장은 경성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 경영대학원인 존슨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농심 신춘호 회장의 막내딸 윤경(39)씨와 결혼, 민정(16)·호정(12) 두 딸을 두고 있다. 그가 그룹 경영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대학원을 졸업하던 해인 1987년, 지금으로부터 꼭 20년 전이었다. 첫 직함은 ‘태평양화학 과장’. 이후 10년 만인 1997년 3월 34세라는 젊은 나이에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고 올해로 만 10년째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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