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8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 Salon de Grande에서 열린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황금사자상(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가 베니스국제영화제, 프랑스의 칸국제영화제, 독일의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영화사상 최초의 일이다.

피에타는 경쟁부문에 초청된 테렌스 맬릭 감독의 '투 더 원더(To The Wonder)', 폴 토머스 앤더슨의 '더 마스터(The Master)', 브라이언 드 팔마의 '패션(Passion)' 등 18개 작품 가운데 최우수작품에 선정됐다. 베니스 영화제 시상대에 오른 김 감독은 “이 영화에 참여한 모든 배우와 스태프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베니스 영화제에서 영화 ‘피에타’를 선택해 준 모든 이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한 뒤 민요 ‘아리랑’을 불렀다.

 베니스 영화제는 지난 1932년에 첫 막을 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다.
국제영화제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이 영화제는 애초 파시스트 정권인 무솔리니 정부의 문화선전 정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최고작품상의 명칭도 ‘무솔리니 컵’으로 불리다가 '산마르코 금사자상(황금사자상, Golden Lion for Best Film))으로 바뀌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 섬에서 매년 8월 말 ~ 9월 초에 열리며, 예선을 통과한 세계 각국의 영화가 상영되고, 각국의 배우·감독·프로듀서·기자 등이 참석하여 기자회견·리셉션 등이 2주간에 걸쳐 화려하게 열린다.

베니스 영화제의 로고는 베니스를 상징하는 동물인 날개가 달린 사자로서 성경 이야기인 '성 마르코와 사자'에서 유래한다. 우리나라는 1987년 배우 강수연이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2002년 이창동 감독과 배우 문소리가 ‘오아시스’로 은사자상(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을 받은 바 있다.

김기덕 감독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1960년 경상북도 봉화에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청계천 주변 공장에 들어갔다. 또래들은 학교에 다닐 때 노동의 현장에 뛰어들었다.
변압기 등을 만드는 공장에서 직접 기계를 만지며 열심히 노력한 끝에 스무 살이 되기 전에 공장장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해병대에 입대해 5년 만에 하사관으로 제대했으며 이후 어느 시각장애인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한때는 신학을 공부하기도 했다.

1990년 서른 살이 되던 해, 그는 무작정 파리로 떠나 3년간 거리의 화가로 지냈다.
당시 ‘퐁네프의 연인들’ ‘양들의 침묵’ 등  난생 처음 본 영화들은 영화에 문외한이던 그를 영화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1993년 한국으로 돌아와 1995년 시나리오 ‘무단횡단’이 영화진흥위원회 공모에 당선돼 영화계에 입문했다.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후 개봉했던 영화 <악어>로 데뷔,
2004년 <사마리아>와 <빈 집>으로 베를린영화제와 베니스영화제에서 각각 감독상을 수상, 2007년 <숨>은 칸영화제 경쟁부분 초청,
2011년 다큐멘터리 <아리랑>으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상'을 수상
2012년 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피에타>로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최우수 작품상에 해당하는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였다.